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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IST - 지구촌의 이모저모 

AROUND THE GLOBE 


마닐라 교외의 한 학교에서 열린 고지도 전시회에서 필리핀 관리들이 영토 구역을 설명하고 있다.



필리핀 | 중국과 영유권 분쟁에서 ‘지도에는 지도로’ 맞선다

필리핀이 중국과의 영유권 분쟁에서 ‘이에는 이, 눈에는 눈’ 식으로 싸우기로 결심한 듯하다. 이 경우에는 ‘지도에는 지도로 맞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최근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고대 아시아 지도 60점의 전시회가 열렸다. 당국은 그 지도들이 남중국해의 분쟁 구역, 특히 필리핀 서쪽에 위치한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에 대한 중국의 ‘역사적인 소유권’ 주장이 허구임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필리핀 신문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안토니오 카르피오 대법관은 한 공개 연설에서 중국 남송 시대인 1136년 제작된 지도가 남중국해의 영유권 분쟁에서 중국의 주장이 허구라는 것을 밝혀주리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역사적인 거짓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카르피오는 말했다. 그 고지도들은 첨예하게 대립 중인 스카보러섬과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등의 해상영토가 중국 최남단 지역인 하이난섬에 부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스카보러섬과 남중국해 너머로 확장되고 있다. 중국은 동중국해에서 한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두고 일본과 영유권을 다투는 중이다. 남중국해의 다른 구역에서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이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중국은 이전에 문화전쟁의 무기로 지도를 사용했다. 몇 달 전 중국 정부는 새로운 공식 ‘세로형’ 지도를 배포했다. 중국 본토만이 아니라 남중국해 대부분이 중국 영토에 포함된 것으로 표시된 지도였다.


남프랑스 니스의 해변. 최근 들어 부유한 러시아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었다.



러시아 | 서방의 제재로 부자들의 해외여행 줄어

러시아 신흥부자들이 딱하게 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최근 승인한 대러시아 제재 강화는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 금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려 한다. 하지만 그런 제재가 러시아 상류층 억만장자들의 휴가 계획도 망치고 있다.

EU는 지난 3월 17일 처음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고위 공직자 21명의 입국을 금지했다. 그 이래 제재의 강도가 조금씩 높아져 9월 12일에는 추가로 24명이 입국 금지 명단에 포함됐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모스크바에서 남프랑스 니스의 코트다쥐르 공항으로 가는 전용기 수가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5%가 줄었다. 2009년 이래 첫 하락세다. 프랑스 리비에라(코트다쥐르)는 오랫동안 러시아 부유층의 인기 휴양지였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긴장이 계속 고조되면서 러시아인 방문객 수가 현격히 줄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 부자들이 선호하는 또 다른 휴양지인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방의 포르테 데이 마르미에서도 호텔과 식당의 예약률이 크게 낮아졌다.

항공산업 자문회사 윙X 어드밴스의 분석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관광 시장을 침체시키고 있다”고 최근 보고서에 적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서 출발하는 비즈니스용 전용기가 지난 8월 한 달 동안 전년도 동기 대비 1974편이나 줄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러시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 크게 감소했다. 모스크바 타임스 기사에 인용된 여행사들의 집계에 따르면 유럽과 북아메리카의 러시아 방문자 수가 지난 1년 동안 40∼60%줄었다. 러시아 여행사협회의 대표는 이번 9월에는 인바운드 관광객이 60%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힐러리 클린턴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톰 하킨 상원의원 (맨 왼쪽)과 함께 스테이크를 굽고 있다.



미국 | 힐러리 클린턴 “내가 돌아왔다”

힐러리 클린턴이 2016년 미국 대선에 다시 출마할까? 9월 14일 클린턴의 아이오와주 방문이 그런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2008년 그곳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패한 이래 첫 방문이었다.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대동한 그녀는 아이오와주 주도 디모인 부근의 축축한 열기구 비행장에서 열린 톰 하킨 상원의원의 연례 스테이크 프라이 파티에 참석했다(하킨 상원의원은 올해로 정계에서 은퇴한다).

국무장관, 상원의원(뉴욕주), 퍼스트레이디를 두루 거친 클린턴은 그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원 약 1만 명에게 “내가 돌아왔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나도 ‘그것’을 생각하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클린턴은 ‘그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았다고 LA타임스는 지적했다.) “하지만 오늘은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온 게 아닙니다. 오늘은 스테이크를 즐기려고 이곳에 왔습니다.”

클린턴은 좀 더 정치적인 발언으로 유권자들에게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우리 민주당은 최저임금, 균등한 임금, 대학 학비 인하,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경제 성장을 지지합니다.”

클린턴이 국무장관에서 물러난 뒤 참석한 가장 규모가 큰 정치 행사였다. 하킨 상원의원의 의원직 40년을 치하하는 자리였지만 그 행사는 클린턴을 위한 집회로 돌변했다. ‘준비됐다’고 적힌 표지판과 T셔츠가 행사장을 장식했다고 LA타임스는 보도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이 곧 ‘할머니’가 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으며 그 역할을 위해 대선 출마를 포기할지 모른다는 추측이 있다고 전했다.

아이오와주는 민주당이 대선 시즌에 가장 먼저 코커스(당원대회)를 열어 후보 경선을 시작하는 곳이기 때문에 이번 클린턴의 방문은 의미심장할 수 있다. 클린턴은 2008년 이곳에서 경선에 패해 끝까지 승세를 잡지 못하고 결국 버락 오바마에게 민주당 대선후보자리를 내줬다. 다음 아이오와주 코커스는 2016년 1월 5일로 예정돼 있다.


총리에 내정된 스테판 뢰프벤 사회민주당 당수가 9월 15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스웨덴 | 중도 좌파로 정권 교체

9월 14일 스웨덴 총선에서 중도 좌파가 신승을 거두면서 우파 연합의 8년 집권이 끝났다. 프레드릭 라인펠트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중도 좌파가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고 인정했다.

14일 밤 라인펠트는 “내일 본인과 내각의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라인펠트는 우파 연합의 최대 당인 온건당 당수직도 사임했다.

사회민주당, 녹색당, 좌익당으로 구성된 중도 좌파 연합은 절대 과반수에서 17석이 모자라는 158석을 차지했다. 이민 반대를 주창한 스웨덴민주당은 49석을 얻었고, 여권운동당은 4% 득표에 못 미쳐 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사회민주당의 스테판 뢰프벤 당수는 새 정부를 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 스웨덴은 심각한 상황에 봉착했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웨덴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의 어느 나라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뢰프벤은 이렇게 덧붙였다. “스웨덴은 뭔가가 크게 잘못됐습니다. 이제 국민들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우리에겐 새로운 방향이 필요합니다.”


9월 14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교황은 20쌍 합동결혼식을 주재했다.



바티칸 | ‘동거죄’ 짓는 커플들 결혼으로 구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9월 14일 ‘죄를 지으며 살고 있는’ 20쌍의 합동결혼식을 주재했다. 천주교 교리상 결혼 없이 동거를 하거나 자식을 갖는 것은 죄악에 해당한다. 교황은 이런 ‘죄지은 자들’ 40명에게 결혼을 하도록 설득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교황이 주례를 선 것은 14년 만에 처음이다(요한 바오로 2세가 2000년 8쌍을 맺어줬다).

프란치스코는 교황에 선출된 이래 전임자들보다 더 많은 용인과 관용의 행동을 보였다. 세계의 주교들이 모여 가족 문제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을 논의하는 회의를 3주 앞두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베드로 성당에서 합동결혼식을 주재했다.

이번에 결혼한 부부들은 이미 동거하고 있었으며, 한 여성은 이미 어머니였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로마 교구는 성명서에서 “이번 일요일에 결혼한 사람들은 우리 주변의 여러 다른 사람들과 같은 쌍들”이라고 말했다. “일부는 이미 함께 살고 있고 일부는 이미 자녀가 있다.”

교황청은 혼외 동거를 죄악이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화가 좀 더 포용적이 되기를 원한다. 교황은 결혼 미사 강론에서 결혼이 “TV 쇼가 아니라 현실의 삶”이라며 사랑이 “사라지거나 상처 받거나 메마를 때마다” 예수의 사랑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결혼한 부부는 “사회를 지탱하는 벽돌”이라고 강조했다.

각각의 쌍은 차례로 교황 앞에 나가 여생 동안 서로에게 충실할 것을 서약했다. 교황청은 결혼이 성례이기 때문에 이혼해선 안 된다고 가르친다.


마이클 커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위원장이 2월 17일 제네바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반인권 범죄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북한 | 인민들이 진정한 인권을 누린다고?

북한은 9월 13일 “우리 인민들은 진정한 인권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는 5만 단어짜리 선언문을 발표했다. 조선인권연구협회가 작성한 이 보고서는 지난 2월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의 400쪽 분량 보고서의 “심각한 오해”를 불식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조선중앙통신은 “공화국의 인권보호 증진 노력과 우리 인민의 인권향유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적대세력들의 무모한 반공화국 인권 소동의 허위성과 반동성을 폭로해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으려고 우리나라 인권 실상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년에 걸쳐 집성된 유엔의 북한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불충죄로 고문당한 가족들의 참혹한 실상을 밝히며 북한 정부가 인구의 특정 계층을 굶기고 주민을 노예화하는 수용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북한은 유엔 인권조사위원회의 입국을 거부했지만 전문가와 탈북자들의 증언과 보고서를 1년에 걸쳐 취합했다.

그런데도 북한의 독자적인 인권백서는 주권이 인권 보장의 핵심이며 북한 주민들은 언론·출판, 집회·결사, 사상·종교의 자유 등 자유권으로 분류되는 권리까지 누리고 있다며 이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열거했다.

북한의 인권 유린이 너무도 극심해 “그런 침해의 심각성과 규모, 속성으로 볼 때 북한이 현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국가임을 드러낸다”고 지적한 유엔 보고서를 감안하면 북한의 백서는 허황한 선전일 따름이다. 하지만 북한은 유엔이 “미국과 그 위성 세력들의 꼭두각시”이며 유엔의 북한인권보고서는 미국이 조종하는 북한 음해 음모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202404호 (202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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