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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TH KOREA - 은둔의 왕국을 찾아서 

북한 방문하는 구미인 여행객 연간 최대 6000명 시간이 멈춘 듯한 나라에서 바쁜 현대 생활과 유리되는 체험 가능해 

ISMAT SARAH MANGLA IBTIMES 기자

평양 대동강변의 전경(2012년 10월 촬영). 한편에서 교육 중인 듯한 여군들의 모습이 보인다.



A COUNTRY TRAPPED IN TIME

데니스 로드먼(최근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전 농구 스타)만 북한 여행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비밀스럽고 폐쇄된 정권 중 하나다(North Korea is one of the world’s most secretive and closed-off regimes).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하고 억압된 나라로 꼽힌다.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에게 북한 여행 자제를 촉구했지만 북한은 2010년 미국인에 대한 여행 제한을 완화했다. 여행업체들에 따르면 그후 북한을 찾는 서양 방문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공식적인 수치가 발표된 적은 없지만 북한을 방문하는 구미 관광객은 연간 3000~5000명으로 추산된다.” 영국 여행사 루파인 트래블(Lupine Travel)의 소유주 딜런 해리스의 설명이다. 이 여행사는 북한을 목적지로 매월 한 차례씩 단체여행을 조직하고 개인여행은 수시로 주선한다. 연간 약 500명의 여행객이 이 회사를 통해 북한을 방문한다.

북한의 연간 구미인 방문객 수를 약 6000명으로 추산하는 여행업체들도 있다. 하지만 북한 관광의 최대 고객은 중국인들이다. 공식 집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해리스는 연간 약 2만 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찾는 것으로 추산한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구입해서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북한 방문을 원하는 여행객은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고려국제여행사에서 승인을 받은 여행사를 통해 안내원이 딸린 여행을 예약해야 한다. 구미 여행사들은 북한 여행사와 제휴해야 북한 여행을 주선할 수 있다. 비자도 여행사를 통해서만 받을 수 있으며 보통 3~4 찾아서주일이 소요된다.

조던 하빙어가 운영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여행사 레블 트라이브(Rebel Tribe)는 “시간 속에 갇힌 나라(a country trapped in time, 북한을 지칭한다)”로의 여행을 주선한다. 이 회사는 또 HowToGoToNorthKorea.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북한 방문이 안전한지, 어떤 점에서 가볼 만한지, 관광객들이 기대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 등의 질문에 답한다.

북한을 네 차례 방문한 하빙어는 북한이 진정한 의미에서 인적 드문 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완벽한 목적지라고 말한다. “북한은 타임캡슐 같은 나라다(It’s very time capsule). 쿠바가 여행객들을 1950년으로 데려다 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북한은 1950년의 중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If you think Cuba is a throwback to 1950, you ain’t seen nothing till you’ve seen China circa 1950, which is essentially the DPRK).”


평양시내의 한 지하철 역(2012년 8월 촬영).



하빙어는 북한이 현대 생활에서 완전히 유리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상적인 여행지라고 말한다.

“피자나 빅맥을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e메일을 확인할수도 없다. 내가 북한을 좋아하는 이유다 … 현대 생활에서 완전히 유리된다(you really unplug).”

하빙어는 북한이 바쁜 생활로 쉴 틈이 없는 사업가나 영감 얻을 곳을 찾는 창조적 유형의 사람들에게 좋은 여행지라고 주장한다. 또 북한 여행 체험은 워낙 느낌이 강렬해서 이 여행을 통해 “평생 동안 지속될 우정을 맺을수도 있다(Friendships that last a lifetime are born on these trips)”고 말했다.

게다가 북한 여행은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저렴하다.

항공권과 숙식, 교통편이 제공되는 레블 트라이브의 북한 여행 가격은 약 2000달러다.

영국의 신생 여행사 유니클리.트래블(Uniquely.Travel)은 올해 초 북한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들을 위한 앱 ‘노스 코리아 트래블(North Korea Travel)’을 내놓았다. 북한에서 꼭 가봐야 할 명소와 여행을 예약하는 방법 등이 소개된 이 앱은 광범위한 안내서 역할을 한다. i튠스 앱 스토어에서는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고 안드로이드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6.5달러를 내고 구매해야 한다.

물론 많은 미국인이 북한 같은 나라를 방문해도 안전한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제프리 파울과 매튜 밀러 등 미국인 여행객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는 뉴스 보도 때문에 특히 그렇다. ‘노스 코리아 트래블’ 앱과 HowToGoToNorthKorea.com 사이트는 FAQ(자주 묻는 질문)를 통해 이런 우려를 잠재우고자 한다.

하빙어는 “아주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라면 별일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객들은 북한의 규칙을 따르고 어떤 행동들이 법으로 금지돼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하빙어의 여행사는 매 여행 전에 철저한 안전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해 여행객들에게 북한에서 어떤 행동을 피해야 하는지 숙지시킨다.

루파인 트패블의 해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여행객들에게 북한을 방문하기 전에 관련 서적을 통해 그 나라와 역사에 대한 이해를 넓히라고 권한다. 또 선교 업무에 종사하거나 한국전쟁과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방문을 자제하라고 조언한다. 여행객들은 북한 주민들의 신념을 존중해야 하며 방문 기간 동안 북한 정권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북한 여행이 북한 정부의 억압 정책을 지지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도덕적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북한 전문가 스티븐 해거드는 알자지라에 이렇게 말했다.

“방문객들과 현지 주민 간의 교류에서 약간의 이점을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그런 접촉을 제한하는 데다 관광 수입이 궁극적으로 억압적이고 권위적인 정권으로 흘러 들어간다.”

하지만 하빙어는 북한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류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핵무기는 값이 비싸지만 교류는 값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Nukes are expensive, but engagement is priceless)”고 그는 말했다.

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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