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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미 넘치는 새로운 강자 

SUV의 힘과 세단의 안락함 … 연비 효율은 다소 떨어져 

조용탁 이코노미스트 기자

쏘렌토 시승은 서울 광장동에서 춘천까지 왕복 16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은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레저 인구가 늘면서 급성장 중이다. 국내외 완성차 업체들이 결코 놓칠 수 없는 큰 시장으로 성장했다. 기아자동차가 이 시장을 겨냥해 강력한 경쟁자를 내놨다. 5년 4개월 만에 완전 변경한 3세대 쏘렌토다. 새로운 쏘렌토는 모델에 비해 품질을 크게 개선한 데다 가격대비 성능도 수입 SUV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9월 1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시승 행사에서 접한 쏘렌토는 기아차의 주력 SUV답게 많은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직선을 많이 사용한 디자인은 단순한 느낌을 준다. 기아차 디자인 기조 중 하나인 직선의 미학을 최대한 활용했다. 돌출형 격자를 적용한 전면 그릴은 강인한 인상을 준다. 이는 기아차 K9를 통해 먼저 선보였던 형태다. 그릴을 키웠지만 헤드램프 크기는 약간 줄여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자동차 내부 디자인은 간결하다. 전체적으로 튀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대시보드를 가죽으로 감싼 느낌을 주는 디자인도 돋보인다. 센터페시어 버튼은 크고 단순해 조작하기 편했다. 디지털로 이뤄진 계기판도 깔끔한 느낌을 준다.

소음관리 능력 크게 개선

시승차는 R2.2L E-VGT 디젤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었다. 엔진은 최고 202마력, 최대 45.0㎏·m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존 모델보다 20마력 이상 힘이 좋아졌다. 기아차가 공개한 연비는 복합기준 1L당 12.4㎞다. 연비 개선을 위해 정차 시 시동이 자동으로 꺼진 뒤 출발 시 다시 걸리는 오토 ISG(Idle Stop&Go)도 장착했다. 국내자동차업체에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소재의 파노라마 썬루프를 지붕에 설치해 무게를 낮췄다.

기아차 관계자는 “질소산화물(NOx) 정화 촉매와 매연정화 필터를 탑재해 유로6 환경 기준에 부합하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시승은 서울 광장동에서 춘천까지 왕복 16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광장동 시내 도로 일부와 올림픽대로 및 서울 춘천 간 고속도로, 국도로 구성돼 차량의 주행 성능과 가속 능력, 승차감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쏘렌토를 시승하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넉넉한 힘이다. 출발이나 급가속 모두 무난한 느낌이다. 그만큼 힘 있게 앞으로 나아간다는 의미다.


쏘렌토는 세단 수준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제공한다.
적어도 주행 성능 면에 있어서는 꼬집어 낼만한 불만 요건을 찾기 힘들었다. 코스 대부분이 서울·춘천 고속도로의 직선구간이라 평균 120~140km/h 의 속도로 시승을 진행했다. 급히 차선을 바꾸거나 급커브 구간을 만나면 차량 중심이 다소 흔들렸다. 하지만 무게 중심을 낮춘 덕에 곧바로 자세를 바로잡곤 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MDPS)은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운전자 의도에 따라 차의 방향을 조정해줬다.

쏘렌토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면은 조용한 실내 공간이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폭발음과 진동을 실내에서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 조수석과 뒷좌석에 있을 때도 조용한 실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소음 차단에도 성공했다.그동안 현대·기아차가 출시했던 어떤 모델보다도 풍절음 관리를 잘한 차량이다.

시속 140km로 달릴 때, 차량 외부에서 들리는 바람소리는 잠잠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남양연구소에 새로 들어선 풍력시험 테스트를 통해 공기 역학적인 디자인이 가능해 졌기에 나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승 기자들 대부분 소음 관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 다만, 차량 내부의 내구성과 관련해 쏘렌토가 이 정도 수준의 소음관리 능력을 얼마나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차체 53% 초고장력 강판 사용

쏘렌토가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획기적으로 높아진 차체 강성이다. 일반 강판 대비 무게는 10% 이상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2배 이상 높은 초고장력 강판(AHSS) 적용비율을 기존 24%에서 53%로 확대해 안전성과 주행성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차체 구조 간 결합력 강화를 위한 구조용 접착제를 60m에서 134m로 확대 적용했고,차체 측면부 핫 스탬핑 공법 적용, 차체 주요 부위의 연결부 강화 등을 통해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과 굽힘 강성을 향상시켰다.

안전성을 위한 다양한 편의장치도 장착했다. 모든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된 장치의 수준이 높은 편이다. 보행자 충돌 시 후드를 들어올려 보행자의 머리 상해 위험을 감소시켜주는 ‘액티브 후드 시스템’과 ‘개별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급제동이나 급선회 시 차량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 충돌시 앞좌석 탑승객의 골반부를 잡아주는 ‘하체상해 저감장치(EFD)’ 등이 있다.

총평하면, 기아차는 세단 수준의 정숙성과 안락함을 쏘렌토를 통해 구현했다. 편의장비도 충실하고 안전도 도높아졌다. 쏘렌토가 기아차의 기대주로 꼽히는 이유다.

세단 제품군의 부진으로 기아차 실적이 흔들리는 가운데 실적을 만회할 제품은 이미 선보인 카니발과 쏘렌토가 유일하다. 시장 반응은 좋은 편이다.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인 김창식 부사장은 “영업일수 20여 일 만에 1만3000대 판매를 돌파하며 SUV 시장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쏘렌토의 가격은 모델과 옵션에 따라 2765만~3406만원 사이다.

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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