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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건설·부동산시장 족집게 전망 - 봄이 왔냐고요? 맹추위는 간 것 같네요 

 

최경호 월간중앙 차장 사진·오상민 기자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 고조… 2월 CBSI 실적치 14개월 만에 최고, 토지가격 및 거래량 상승, 아파트 신규·재건축시장도 날갯짓

▎미세먼지가 걷히고 파란 하늘이 드러난 3월 14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일대의 가재울 뉴타운 공사현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건설시장이 파란 하늘처럼 ‘쾌청’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건설업의 전·후방산업 연관효과는 엄청나다. 고용과 소비, 생산유발 차원에서 제조업보다 더 높은 효과를 낳을 뿐 아니라 물류비 축소 등 국가경쟁력 기반을 제고하기도 한다. 1조 원의 건설업 투자가 1만3450명의 직접고용효과를, 연관산업에는 1만7620명의 간접고용효과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 건설업이 몇 년 동안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건설업계에 조금씩 희망의 싹이 나타난다.

영동 산간지방에는 이따금 눈이 쌓여 있다. 꽃샘추위로 찬바람의 기세도 등등하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 ‘달갑지 않은 손님’도 찾아온다. 이래저래 시야가 희뿌열 때가 많다.

그래도 봄은 봄이다. 얼어붙었던 봇물이 둑을 열고 흘러나오고, 대지에서 새싹이 고개를 내밀 듯, 모든 게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2008년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잔뜩 움츠러들었던 건설업계도 새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아직은 봄이 왔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겨울은 간 것이 아니겠느냐”고 했다. 한 1군 건설사 관계자도 “외투를 벗어 던질 정도로 따뜻해진 것은 아니지만 한겨울의 추위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수년 동안 건설업계는 한마디로 ‘죽을 맛’이었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9월까지 14개월 연속 국내 건설수주는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였던 1997년 11월~1999년 3월의 17개월 연속 감소 이후 최장기간 부진이었다. 그러나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 90조6천억 원보다 3조3천억 원 증가한 93조9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기의 회복 기대감은 여러 가지 지표로도 읽을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3월 2일 발표한 ‘2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 실적치’는 68.9로 2012년 12월(68.9)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월(64.3) 대비 상승폭도 4.6으로 2013년 3월(전월 대비 6.0포인트 상승)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중견사의 CBSI는 1.2포인트 떨어졌지만 대형사(6.0포인트 상승한 84.6)와 중소사(9.5포인트 상승한 52.9)는 상승했다. 서울 건설사(73.8)의 상승폭(2.2포인트)보다 지방 건설사(61.7)의 상승폭(8.9포인트)이 더 큰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홍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경영학)는 “동절기의 막바지인 2월의 계절적 특성에 더해 최근 수도권 주택경기 회복 조짐과 정부가 발표한 재건축 규제완화 등 추가대책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표상으로는 건설경기 회복 가능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최근 거래가 늘어난 것은 이전 거래량이 워낙 적었던 만큼 ‘기저효과’(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 수치에 의해 결과에 차이가 날 수 있는 현상)로 볼 수도 있고, 장기 미거래 물량이 급매매로 나와 거래로 이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손재언 GS건설 차장은 “현재의 상황을 냉정하게 말하면 부동산 거래 활성화라기보다 정상화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전체적으로 거래가 늘어날 조짐이 비치면서 토지와 주택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그로 인해 아파트 분양시장과 건설경기 전체가 조금씩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3월 4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엠코타운센트로엘’ 견본주택을 찾아 계약 상담을 받고 있는 시민들.
1 되살아난 토지시장, 올해도 이어질까 - 지난해 가격 1.14%, 거래량 9.6% 증가해

토지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전국의 땅값은 2012년보다 1.14% 올랐다. 수도권은 1.04%, 지방은 1.30% 상승했다. 전년도와 비교해보면 수도권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토지 거래량(필지 수 기준)은 수도권 13.9%, 지방 7.6% 등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다.

2013년 연간 토지가격 상승 상위 5개 지역은 ▷세종시(5.50%) ▷경기 하남시(3.78%) ▷경북 예천군(3.08%) ▷서울 송파구(3.01%) ▷서울 강남구(2.62%) 순이었다. 이들 지역의 ‘선전’은 정부기관 이주, 도시기반시설 확대,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대규모 개발사업 등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국적으로 보면 지난해 토지가격 상승 요인은 주택 정상화 대책에 따른 거래 활성화로 이어진 ‘간접효과’로 풀이된다. 특히 도시지역 가운데 주거용 토지는 지난해 4·1대책 이후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됐고, 8·28 대책 이후 상승폭이 확대돼 전년 대비 토지가격(1.20%)과 거래량(18.6%) 모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14년에도 토지시장은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여건 개선, 부동산 정책의 가시화, 주택시장의 변화에 따른 변동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외 경제여건이 개선돼 경제 회복세가 지속되면 기업의 부동산 투자가 확대되고, 가계의 구매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 같은 흐름이 부동산 거래 증가→부동산 경기 회복→건설업계 전체의 부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큰 틀에서 제도 변화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토지시장에 영향을 미칠 관련 제도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투자활성화를 위한 입지규제완화 개선대책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토지의 투기적 거래가 성행하거나 땅값이 급등하는 지역, 그런 우려가 있는 지역을 대상(5년 이내)으로 지정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용도별 일정 면적 초과분의 토지를 취득하려면 사전에 토지이용 목적을 명시해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분당 면적 15배 거래제한규제 해제

정부는 4·1 부동산 대책의 후속조치로 경기도 분당 면적의 30배 크기이자 토지거래허가구역(1098.69㎢)의 56.1%인 616.319㎢의 허가구역을 지난해 5월 1차로 해제했다. 이어 올해 2월 5일에 장기간 지가(地價)가 안정적이었던 지역을 중심으로 분당 면적의 15배(287㎢)에 이르는 토지의 거래제한 규제를 2차로 풀기로 했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체 국토 면적의 1.1%에서 0.2%로 크게 줄었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제자유구역 중에서 황해 경제자유구역 포승지구와 현덕지구, 대구 경제자유구역 수성의료지구의 규제가 풀리게 되며 서울 항동·고덕강일·성남고등·광명시흥·하남감일·하남감북·과천지식정보타운 등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된 곳의 토지거래제한도 해제된다. 대구·광주·울산·경남은 국토교통부 지정 허가구역이 전부(100%) 해제됨에 따라 2014년 토지 거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입지규제완화 개선대책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는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 면적의 20배, 전 국토의 12%에 이르는 지역에서 토지이용규제를 풀기로 했다. 입지규제에 네거티브(Negative) 방식, 즉 금지하는 시설 외에는 모두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19년 만에 재도입하기로 한 것도 투자 활성화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기존 법령이 단독주택 등 ‘지을 수 있는’ 건물을 알려줬다면 올해부터는 아파트 등 ‘못 짓는’ 시설을 알려주게 된다. 그럴 경우 특정지역에 아파트는 못 짓지만 단독주택·다가구주택·음식점·숙박시설·중소규모 판매시설·반려동물 화장시설 등 새로운 용도의 시설은 지을 수 있다.

또한 비(非)도시지역에서 계획관리지역이 전체 면적의 50%를 넘으면 보전관리지역 일부를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데 이때는 공원이나 녹지만 지을 수 있다. 재해 방지를 위해 짓는 재해예방시설의 건폐율과 용적률도 완화된다. 이와 같은 입지규제의 개선으로 토지 사용이 촉진되고 개발사업이 확대되면서 2014년 토지 거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시장은 주택시장에 비해 이른바 ‘정책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상화 대책이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관련 업계의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토지시장이 활력을 띨 것이라고 전망한다.


▎전남 나주시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인 ‘나주 빛가람도시’에이전 기관들의 신사옥과 공동주택 등이 들어서고 있다.



2 뜨거워지는 신규 분양시장 - 41대 1 경쟁률에 6천만 원 ‘프리미엄’도 등장

“분양시장에 직접 가보세요. 이전에 비해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걸요.” 한 1군 건설사 관계자의 말이다. “올해 건설경기가 어떨 것 같은가”라는 물음에 대한 현장의 목소리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공학)도 “수도권 신규 분양시장은 확실히 달라졌다. 위례신도시 같은 곳이 대표적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3월 4일부터 시작된 위례신도시 휴먼링 내에 분양된 엠코타운센트로엘 정당계약에는 당첨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보기 드문 장면이 펼쳐졌다. 이 단지는 2월 20일에 진행된 1·2순위 청약 결과 604가구(특별공급은 제외) 모집에 7434명이 몰려 최고 41대 1, 평균 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모든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됐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견본주택 공개 후 3일 동안 방문객이 3만 명을 넘었으며, 인근에는 속칭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까지 등장했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이모(47·서울시 광진구) 씨는 “무엇보다 강남과 가까운 위례신도시에 내 집을 가질 수 있어서 좋다. 프리미엄(웃돈)이 계속 오르고 있어 계약을 했다”며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 아파트 분양권에는 최대 6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한 해에는 65개 건설사가 전국에 20만5327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4%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수도권 물량은 39% 증가한 10만3461가구로 전체 물량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재개발·재건축 분양 물량도 전국에 총 6만3811가구(일반 2만6104가구)가 예정돼 있다. 서울의 분양시장은 재개발·재건축 물량이 전체 물량 중 88%를 차지할 만큼 많다. 3만3968가구(일반 1만2061가구)가 공급되며 상반기에만 1만4066가구(일반 3998가구)가 분양에 들어간다. ▷고덕시영재건축(3658가구) ▷북아현e편한세상(북아현1-3구역, 1910가구) ▷신길래미안(신길7구역, 1722가구) 등이 1천 가구 이상의 대규모 주요 단지로 손꼽힌다.

5월까지 지방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총 3만5049가구다. 그동안 시장을 관망하며 ‘체력’을 비축했던 중견업체들이 혁신도시와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분양에 나서는 형세다. 지방에서는 세종시를 비롯해 대구 신서혁신도시, 전남 나주혁신도시 등 공공 개발부지와 부산 명지·정관지구, 강원 강릉 유천지구 등 택지개발지구 물량이 1만8천여 가구에 이른다. 이에 반해 경북지역(1만789가구 감소)은 분양 물량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최근 청약 성적이 좋았던 대구(1만453가구 감소), 울산(7628가구 감소) 등도 신규 분양 물량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집값 회복은 당분간 중소형 주택을 위주로 완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며 “저성장 여파로 집값 폭등기의 추격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세보다 저렴한 저가 급매물 위주의 구매 패턴과 대형보다는 중소형 평면 위주의 실수요 접근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3 아파트 거래회전율도 상승세 - 2013년 수도권 1.82% 오른 5.89%… 인천·경기 가장 높아

서울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주택가의 80%가 넘는 지역이 나타나면서 “전세 얻을 돈에 20%를 더해 차라리 내 집을 갖겠다”는 사람도 점점 늘고 있다. 내 집을 갖는다는 것은 서민들에게는 2년마다 찾아오는 ‘이사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허윤경 박사는 “전셋값 폭등과 함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것도 서민들이 ‘집을 살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된 원인 중 하나”라며 “2월 말 발표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등 정부정책에 따른 변수는 있겠지만 올해 전반적인 주택시장 경기는 분양이든 매매든 이전에 비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증가하면서 거래회전율이 2012년(5.91%)보다 1.03%포인트 상승한 6.94%를 기록했다. 2013년 전국 아파트 재고물량 871만 가구 중 60만4331건이 거래된 것이다. 거래회전율이란 아파트 재고량 대비 실제 매매 거래 비중을 뜻한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난해 전국 거래회전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11년 거래회전율 8.46%에는 미치지 못했다. 2011년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70만5303건이었다.

지난해 매매거래량은 수도권의 경우 2011년과 비교해 9천 건가량 증가한 반면 지방은 4만 건 정도 감소했다. 이는 지방에서는 2011년 정점에 오른 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둔화된데다 신규 분양시장으로 수요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부동산114가 지역별로 아파트 재고량 대비 거래회전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도권 거래회전율은 2012년보다 1.82% 포인트 오른 5.89%였다. 100가구 아파트의 경우 2012년 한해 4건이 거래됐다면, 2013년에는 약 6건의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인천은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6.72%의 거래회전율을 기록했고, 경기는 6.54%, 서울은 4.58%였다.

서울은 강북지역에서 거래회전율 증가폭이 컸다. 거래회전율 5% 이상을 기록한 ▷성북(5.96%) ▷금천(5.46%) ▷은평(5.44%) ▷종로(5.43%) ▷동작(5.35%) ▷도봉(5.22%) ▷구로(5.20%)는 2012년 대비 증가폭이 평균 2%포인트 올랐다. 전세 비중이 높은 강북권은 전세가격 상승세가 매매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강남 3구는 평균 4.13%의 거래회전율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5%포인트 올랐다. 구별로는 ▷송파(4.31%) ▷서초(4.23%) ▷강남(3.88%) 순이었다. 2011년 거래회전율과 비교하면 송파와 서초는 올랐지만 강남은 0.14%포인트 낮아졌다.

경기도는 미분양 적체가 심했던 용인·고양·김포·파주·화성 지역에서 2012년 대비 거래회전율 증가폭이 컸다. ▷화성(7.88%) ▷고양(7.37%) ▷군포(7.06%) ▷용인(7.04%) ▷김포(6.62%) ▷광명(6.52%) ▷안양(6.38%) ▷파주(6.10%) 지역은 평균 2.71%포인트의 증가폭을 나타냈다. 수도권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013년 연말까지 적용됐던 취득세 및 양도세 5년간 면제 등의 세제 혜택으로 매매 전환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인천, 국제도시 중심으로 거래 활발

인천은 송도·청라·영종 국제도시에 공급된 미분양 아파트 적체로 거래시장 침체를 겪어왔다. 그러나 2013년 국제기후기금(GCF) 유치와 오는 9월 인천아시안게임 개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래량이 늘어났다. 2013년 인천 거래회전율은 2012년 대비 2.18%포인트 상승한 6.72%였다.

2013년 지방·광역시 거래회전율은 7.99%였다. 2012년 7.77%와 비교하면 0.22%포인트 올랐지만 수도권 증가폭 1.82% 포인트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별로 대전(7.18%)·부산(7.10%)·세종(5.25%)은 증가폭이 1%포인트 이상 됐지만 제주(11.35%)·강원(8.64%)·경남(8.60%)·충북(8.31%)·광주(7.08%)는 증가폭이 1%포인트 이하에 머물렀다.

반면 대구·경북, 전북, 충남, 울산, 전남 지역은 거래회전율이 2012년과 비교해 되레 낮아졌다. 특히 지방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이끈 대구(8.70%)와 경북(8.97%)은 신규입주 아파트 증가와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주택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이동했다. 이들 지역에서 거래량 증가폭이 주춤했던 이유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거래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자 일부 지역에서는 매도 호가와 매물을 회수해 거래가 다시 위축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한다”며 “추격 매수세가 이어지지 않는다면 한시적 세제 혜택이 쏟아졌던 2013년 거래시장만큼 거래회전율이 개선될지 다소 부정적인 전망도 있다”고 분석했다.

전매제한 완화 및 폐지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 공공택지가 1년, 민간택지는 전매제한이 폐지됐다. 투기과열지구는 2011년 12월 강남 3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됨에 따라 지정 9년 만에 모두 사라졌다. 이는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 유망지역 신규 분양단지에 투자수요 유입을 사실상 허용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전매제한이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됨에 따라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수도권 민간택지에서 공급한 2만4892가구가 모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1만5684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과 서울이 각각 4941가구, 4357가구다. 이 중 5430가구는 2014년 2월 기준으로 계약시점이 6개월 지났기 때문에 이번 조치에 따라 바로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약 8천 가구에 이르는 재건축 아파트 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



4 재건축 아파트 시장도 ‘들썩’ -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효과 기대감 고조

서울 강남 최대 재건축 아파트인 개포주공1단지 상가 내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요즘 들어 하루에도 수십 통의 문의전화가 걸려온다. 전화 후 중개업소를 직접 찾는 사람들도 꽤 된다. 몇 달 전만 해도 보기 어려웠던 풍경이다. 이 단지에서 12년째 거주하는 정모(48) 씨는 “요즘 부동산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다. 주민 입장에서 기분이 나쁠 리 없지 않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이모 씨는 “집주인이 갑자기 2천만 원 정도 집값을 올리는 경우 실제 매매로 이어지지는 못할 때도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만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 가장 활발한 느낌을 준다”고 귀띔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와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완화 등 규제철폐가 냉랭하던 주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는 듯하다. 서울지역 부동산 경기의 ‘풍향계’라 할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회복 조짐을 보이는데다 신규 분양시장도 청약마감 행진이 잇따른다. 덕분에 서울 강북과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동반 상승하리라는 기대가 인다.

개포지구(개포1·2·3·4·시영)와 잠실주공5, 반포주공1, 둔촌주공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호가(呼價)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대책’이 나온 지난 2월 19일 이후 최대 4천만 원까지 뛰었다. 10억9천만 원에 거래되던 잠실주공5 전용 76㎡는 2월 27일 11억3500만 원에 팔렸다. 재건축초과이익이 유예되는 연말까지 관리처분신청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초과이익환수제 폐지가 추진됨에 따라 사업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기 때문이다.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등 재건축사업 진행이 원활한 개포지구는 투자자는 물론, 실수요자까지 몰리고 있다는 게 부동산 중개업소와 주민들의 설명이다. 특히 개포주공 1·2단지 옛 10평대 소형 아파트는 매매가격이 5억~7억 원대여서 매입을 검토하는 세입자가 많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 7억 원이던 개포주공 1단지 전용 42㎡는 7억2500만원은 줘야 매입이 가능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가구 지분을 쪼개 2가구를 짓는 ‘1+1 재건축’을 추진 중인 반포주공1단지 전용 72㎡도 2월 들어서 호가가 2천만 원 정도 뛰었다.

국토교통부는 2014년 연두 업무보고에서 최근의 주택시장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재건축 관련 규제를 대폭 풀기로 했다. 특히 올해 말까지 적용이 유예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아예 폐지하기로 했으며, 공유형 모기지 수혜 대상을 5년 이상 무주택자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도 담았다.

개포주공은 2월에만 수천만 원 올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주택시장이 과열된 2006년 5월 서민주거 안정의 일환으로 투기를 억제하고 집값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에 따라 재건축추진위원회 구성 시점부터 입주 시점까지의 평균 집값 상승분에서 공사비나 조합운영비 등 개발비용을 뺀 금액이 3천만 원 이상이면 초과 이익으로 간주돼 누진적으로 부담금이 조합에 부과돼왔다. 하지만 현재 재건축 시장 상황이 제도 도입 당시보다는 투기우려가 낮아졌고, 초과이익환수제가 재건축 사업 정체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시장흐름에 맞지 않은 정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정부가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사업 초기 재건축 수혜대상 중 아파트재건축 대상(주택재건축 제외)의 기존 총 가구 수는 13만8877가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6만6335가구, 강남 4구 5만2293가구) ▷경기(2만7860가구) ▷인천(7009가구) 등 수도권 외에 ▷부산(1만7291가구) ▷대구(5530가구) ▷경남(4798가구) 순으로 사업 초기 대상의 가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올해 강남권의 재건축 이주 수요만 2만 가구에 이르는데 초과이익환수제가 폐지되면 사업장별로 여건에 맞춰 사업 속도조절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무리한 사업 추진에 대한 리스크(위험)를 줄일 수 있고 재건축 이주 수요에 따른 전세난 우려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5 해외 플랜트 사업도 활기 - 올 해 2개월 만에 17조 원어치 공사수주

해외 건설시장에서도 낭보가 이어진다. 국내 건설사들이 쿠웨이트·이라크·알제리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주된 초대형 공사를 잇달아 수주하며 올해 들어 2개월 만에 160억 달러(약 17조 원) 규모의 공사 물량을 따낸 것이다. 첫 희소식은 2월 12일에 전해졌다. GS건설과 대우건설·SK건설·삼성엔지니어링 등이 공사비 70억9200만 달러의 조건에 쿠웨이트에서 정유공장 2곳의 1일 생산량을 80만 배럴까지 늘리고 유황 함유량을 5%대로 낮추는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한 것이다.

1주일 후인 2월 19일엔 현대건설·GS건설·SK건설·현대엔지니어링 4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60억4천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맡았다. 이 공사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20㎞ 떨어진 카르발라 지역에서 액화석유가스(LPG)·가솔린·디젤 등을 생산하는 정유시설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같은 달 20일에는 알제리에서 건설하는 초대형 발전소 6개 중 5개를 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대림산업·현대엔지니어링이 따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질적’ 향상에 있다. 지난해 건설업계는 해외시장에서 출혈 경쟁에 따른 저가 수주로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이고 외국기업들로부터 손가락질까지 받았다. 지난해까지 중동에서 근무했던 한 국내 대형건설사 부장급 간부는 “국내 건설사끼리 과열경쟁을 벌이다 보니 사실상 손해인 줄 알면서도 공사를 따내는 게 현실이었다. 일본·이탈리아 등 선진국 기업들은 그런 입찰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9~2011년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더 많은 공사를 따내기 위해 단독 입찰에 참가한 뒤 경쟁적으로 공사비를 낮춰 부르는 출혈경쟁을 했다. 결국 해외 사업장의 손실은 지난해 여러 업체에 수천억 원의 영업적자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이라크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는 대형 건설사들이 각자의 기술력과 장점을 바탕으로 역할을 분담해 수주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위험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라크 현장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정제시설을 맡고, 정유 플랜트 경험이 많은 GS건설은 화학설비를, 해외 플랜트 공사 경험이 풍부한 SK건설은 일반 설비분야를 담당하기로 한 것이다. 쿠웨이트에서도 건설사들은 국내 또는 해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법으로 전체 공사 60% 정도의 일감을 따낼 수 있었다.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협업을 통해 수주한 공사 규모는 160억 달러로 2012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해외 수주의 내실이 더해졌기 때문일까? 올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플랜트 수주 전망치는 497억 달러로 지난해(396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최근 쿠웨이트·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건설 물량이 크게 늘고 있어 '제2의 중동 특수’까지도 기대된다. 이홍일 한국건설연구원 박사는 “출혈 경쟁은 국내 건설사들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게 사실”이라며 “올해 중동 플랜트 건설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설업계의 내실 있는 수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404호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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