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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VICES - 애플이 다시 ‘애플’이 될 수 있을까 

최근 선보인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 애플 워치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필 실러 애플 마케팅 부사장이 9일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pro애플이 신시장과 신기기를 창조하지 않는다면 애플이라고 할 수 없다. 진부한 소비가전을 뛰어넘어 문화 속에서 남다른 위치를 점하는 신제품 말이다. 따라서 지난 9일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애플이 대규모 신제품 공개행사를 시작할 때 한 가지 의문이 떠올랐다. 애플이 다시 애플이 될 수 있을까?

최고경영자 팀 쿡은 애플의 전설적인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물려받는 부담을 떠안았다. 하지만 이날 그는 대리 지도자에 그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의 뒤를 이은 스티브 발머로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보다는 수많은 애플 팬이 이젠 당연시하게 된 연출 솜씨를 보여주면서 애플에 요구되는 엄청나게 높은 기대에도 부족함 없이 부응했다.

“이것이 애플의 본래 모습이면서 동시에 미래 모습이다.” 포레스터 애널리스트 제임스 맥퀴비가 말했다. “애플의 장기는 뛰어난 하드웨어나 훌륭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그보다는 두 가지를 결합해 고급스러운 체험을 창조해내는 방식이다. 애플은 원래 그런 능력으로 유명했는데 최근에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0년 아이패드 출시 이후 이번 미디어 행사를 개최하기 전까지 애플은 사실상 진정한 신제품을 발표하지 못했다. 실제로 잡스의 사망 이후 몇 년 동안엔 더 빠르고 얇은 휴대전화, 맥북과 아이패드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제품분류 항목을 새로 형성할 잠재력을 지닌 신제품 애플 워치를 공개했다. 뿐만 아니라 마침내 결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신기능 애플 페이도 선보였다. 무엇보다 기라성 같은 소매유통 및 신용카드 업체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이것이 애플의 본래 모습이다. 아이팟 이전에 무수한 MP3 플레이어가 있었다. 아이폰 이전에 스마트폰도 수두룩했다. 아이패드 이전에 태블릿을 개발하려는 시도가 숱하게 많았다. 오늘날 착용형 기기 시장은 잡다한 모델들로 지리멸렬한 상태다. 거의 지난 2~3년 사이에 출시된 기기들의 베타 버전들이다. 모토롤라와 삼성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 운영체제를 바탕으로 모토롤라 360과 갤럭시 기어라는 흥미로운 기기들을 선보였다. 그러나 둘 다 소비자의 필수 아이템이 되거나 IT 생태계에 멋지게 통합되지 못했다. 애플 워치는 그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한다.

이번 행사에서 애플이 무엇을 새로 보여줬는지 다시 정리해 보자.

더 크고 우수한 스마트폰들을 공개했다. 아이폰 6와 아이폰 6 플러스는 애플이 스마트폰 먹이사슬의 정상 자리를 탈환하기에 충분하다. 디스플레이가 커지고 결제기능을 추가하고 프로세서가 빨라졌으며 유용한 기능들을 갖췄다. 이전 세대 아이폰들에 비해 크게 좋아졌다. “새로 커진 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뚜렷한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형성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BITG 리서치 애널리스트 월터 파이시크가 말했다.

애플은 까다로운 결제 문제에 도전했다. 결제 해법의 과녁에 적중하지 못한 채 바닥에 나뒹구는 화살들이 주변에 즐비했다. 하지만 애플은 신용카드 발행사와 소매유통 업체들을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버리고 싶게 만들 만한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이 또한 애플의 본래 모습이다. 대다수 뛰어난 서비스의 배경에는 일대 변화를 가져오는 비즈니스 거래가 있다. 음반사들을 설득해 99달러에 노래를 판매하도록 하는 식이다. 애플 페이가 정말로 쿡이 말하는 것과 같은 기능을 한다면(카드로 터치해 결제하는 방식) 혁명적이 될 듯하다. 그것이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했을까? “애플 페이의 경우엔 실제로 기대를 뛰어넘었다고 생각한다.” 리콘 애널리틱스의 애널리스트 로저 엔트너가 말했다. “일련의 발표에서 정말로 가장 빛나는 별이 될 듯하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9일 수많은 애플 팬이 이젠 당연시하게 된 연출 솜씨를 보여주면서 애플에 요구되는 엄청나게 높은 기대에도 부족함 없이 부응했다
끝으로, 하나의 제품 항목을 창조했다. 애플 워치는 주류 착용형 기기들을 단순히 소비가전 업체들이 만든 가전제품처럼 보이게 만들 만한 제품인 듯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모토롤라와 삼성이 내놓은 일단의 기존 제품들을 포함해서 말이다. 기존 제품들은 이용자가 애착을 가질 만한 퍼스널한 기술제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것은 기술을 뛰어넘는 차원의 문제다.” 스테튼홀 대학 마케팅 학과의 대니얼 라딕 부교수가 말했다. “애플은 우리 이용자들이 정말로 어떻게 소통하기를 원하는지 궁리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방법을 찾아냈다.”

하지만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애플은 배터리 수명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출시된 착용형 기기들이 안고 있는 문제다. 그 기기가 방수 또는 방진 기능을 갖출지도 밝히지 않았다.

아이폰 공개를 마케팅 책임자 필 실러에게 맡길 때 쿡은 소매 속에 훨씬 더 많은 카드를 숨겨둔 인상을 줬다. 그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잰 도슨은 잭드로 리서치의 창업자이자 대표다. 그는 아이폰의 2개 버전만으로도 애플이 이번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론 아이폰이 최대 호재다. 분기 및 연간 실적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그가 말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애플 워치가 더 큰 호재다. 거대한 시장을 새로 창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애플은 지나친 남용으로 이젠 식상해진 ‘아이’를 제품명에서 빼고 단순히 애플 워치와 애플 페이로 명명했다. 신문 편집자와 문법학자들의 평가도 좋다.

마지막 주의사항. 쿡은 애플이 다양성으로 인정받는 회사가 되기를 원한다고 공언해 왔다. 최근 공개된 애플 보고서 상의 수치가 “만족스럽지 않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이번 행사에도 제품의 모델 역할이나 시연 담당 외에는 여성이 단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

만일 애플이 당면한 최대 난제가 그것이라면 앞으로 얼마간 순항이 예상된다.




9일 미국 쿠퍼티노 플린트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공개행사에서 애플 CEO 팀 쿡이 ‘애플워치’를 소개했다.
애플 투자자들은 실망한 듯 - 결제 시스템 발표 때는 주가가 상승했지만 애플 워치 공개 뒤론 하락해

지난 9일 스티브 잡스 시대 이후 애플의 최대 신제품 공개행사는 투자자들에게 감동보다는 실망을 더 많이 줬다. 새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발표한 뒤 주가가 4.5%가량 상승했다. 하지만 그뒤 기대를 모았던 애플 워치를 CEO 팀 쿡이 선보인 뒤 한 시간 사이 6% 하락했다.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개최된 그 행사에서 쿡은 애플 워치를 “우리가 지금껏 만들어낸 가장 개인적인 기기”로 평했다. 그뒤 한 시간 동안 또 다시 1.4% 내려앉았으며 시간외 거래 처음 몇 분 사이 0.5% 더 떨어져 97.85달러가 됐다. 개장 초 시가에서 주당 1달러 이상 미끄러졌다.

발표 전까지 월스트리트에서 애플 주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발표 전 주가상승은 아주 뻔한 일이 됐다. 그것을 가리키는 표준 격언도 있다.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판다.’

애플의 첫 착용형 기술 제품은 실시간 건강 모니터, 내비게이션 시스템, 문자 메시지, 홈 자동 관리, 온라인 쇼핑 등의 기능을 갖춘 컴퓨터 팔찌다.

착용형 기술은 1980년대 계산기 시계를 시작으로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다. 하지만 첨단기술 애호가와 애플 팬들은 이 기기를 오래 전부터 학수고대해 왔다. 구글, 소니, 삼성전자, 모토롤라 솔루션스 등 주요 첨단기술 업체는 올해 거의 모두 스마트워치를 출시했다.

애플의 대표적인 경쟁사인 삼성 주가는 9일 1175달러로 변함이 없었다.

애플은 또한 오는 10월 애플 페이라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최신 아이폰(6와 6 플러스) 이용자는 스마트폰을 센서에 갖다 대면 물품대금을 결제할 수 있다. 제휴 소매유통 매장에서 또는 타겟(대형할인점)·우버(모바일 차량예약 서비스)·그루폰 같은 앱을 통해 이용 가능하다.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번호를 저장할 필요가 없다. -MEAGAN CLARK IBTIMES

1142호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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