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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IME / CLIMATE - 도시를 보면 미래 기후변화를 알 수 있다 

도시열섬 현상으로 주변 지역보다 온도가 높아 지구온난화의 미래를 보여주는 배양접시 역할을 한다 




기온상승,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생물권(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 내 질소 축적…. 모두 실험실 환경에서 재현하기 어려운 기후변화 현상들이다. 지구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이해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이 같은 요소들이 어렵게 만들어 왔다. 그러나 학술지 ‘지구변화생물학’에 실린 새 논문에 따르면 이 같은 요인 중 다수가 도시에 나타난다. 따라서 앞으로 수십 년 사이 지구의 생물 시스템이 어떻게 달라질지 과학자들이 들여다볼 수 있는 배양접시 역할을 한다.

“도시는 미래와 일치하는 온갖 조건을 갖추고 있다.” 논문 작성자인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NCSU) 곤충학자 엘사 영스테트가 말했다.

도시 환경의 밀도, 개발, 배기가스가 결합해 도시 내부 온도를 상승시킨다. 이른바 도시열섬 현상이다. 영스테트의 조사는 노스캐롤라이나 롤리의 도시열섬에 초점을 맞췄다. 2010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대략적으로 인구 43만 명의 도시다. “롤리의 기온은 인근 지역보다 3~5도℃ 높은 편이다.” 논문의 대표 조사원이자 NCSU 곤충학자인 스티븐 프랭크가 말했다. 이는 향후 50~100년의 기후변화 예측과 일치한다.

“필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또는 우리 자녀의 생애 중에 맞게 될 기후를 도시들이 보여준다”고 프랭크가 덧붙였다.



연구팀은 멜라나스피스 테네브리코사 곤충 개체군에 기후변화가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지 도시와 시골 환경에서 조사했다. 도시가 미래 기후환경의 모델이 될 만한지 알아보려는 취지였다. 통칭 단풍나무 깍지벌레로 불리는 그 해충들은 아메리카 꽃단풍 나무를 먹고 산다. 미국 동해안 전역의 도시에 흔한 나무다. 곤충들은 나무 수액을 빨아먹는다. 그 규모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가지가 말라 비틀어지고 나아가 나무가 죽게 된다.

연구팀은 롤리의 32개 거리에 있는 나무 55그루에서 그 곤충을 채집했다. 그뒤 주변 시골 환경에서 포획한 표본들과 비교했다. 기온이 높은 도시 내부에 그 곤충이 더 많았다. 꽃단풍 나무가 피해를 볼 위험이 더 크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1895~2013년 시골 환경에서 잡은 곤충의 표본들을 시기별로 검토했다. 실제로 기후변화가 곤충의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더 온도가 높은 시기와 지역에 곤충 또한 더 많았다.

“그 결과를 보고 기온이 가장 주요한 요인 중의 하나라고 믿게 됐다”고 프랭크가 말했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지구온난화의 영향 예측에 도시를 활용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최초의 실질적인 증거”라고 그는 평한다.

그러나 연구팀이 지적하듯이 도시환경과 미래 기후 간의 관계가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도시에는 그밖에도 곤충 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변수가 여러 가지 내재한다. 예컨대 빌딩과 포장도로 같은 불투수면 때문에 포식자들이 곤충을 사냥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단순히 도시의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기 때문에 해충에 더 취약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곤충의 경우엔 도시가 중요한 모델 역할을 하는 듯하다. 시골 지역들이 더워지기 시작함에 따라 앞으로 100년 동안 곤충들이 어떻게 확산될지 파악하는 데 도시가 참고가 된다.

도시 환경을 미래 기후조건의 예측 모델로 사용하는 방법이 더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에 또 다른 이점도 있다. 어떤 종류의 곤충이 해충으로 변할지 예측하는 데도 도움을 줄지 모른다고 영스테트는 말한다. “도시에서 어떤 해충이 더 흔해지고 있을까? 바로 그런 종류를 농촌 환경에서 예의 주시하고자 한다.”

1142호 (201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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