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슬슬 투자 비중 줄여라 

부도율 상승, 美 금리인상 전망 등 변수 눈여겨봐야 

 정유정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 연구원



 글로벌 하이일드펀드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줬다. 주식보다 투자 리스크는 낮으면서도 예금금리를 웃도는 수익을 가져다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자금 유출이 심화되고 크레딧 스프레드(신용도가 낮은 것에 대해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확대되면서 7월 이후 수익률은 그리 좋지 않다.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까지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에서는 전체 자산의 약 5.1% 가량 자금이 빠져 나갔다. 과거 대규모 자금 유출 사례로는 2011년 8~9월 유로존 금융 불안 국면과 2013년 6월 양적완화 종료 가능성을 내비친 ‘버냉키 쇼크’ 때가 있다. 각각 전체 자산 대비 6.5%와 5.9%의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아직까지는 과거 시장 충격 수준에는 미치지 않지만 자금 유출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본다. 크레딧 스프레드도 다소 높아졌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드 자금 유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고평가 부담이 있던 차에 아르헨티나 디폴트, 포르투갈 은행권 유동성 불안, 러시아-우크라이나와 이라크 등지의 지정학적 리스크, 여기에 미국 연준의 조기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라는 불안까지 가세한 탓이다. 이런 현상은 사실 하이일드채권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선진국 증시가 신흥국 증시보다 다소 부진했던 것 역시 자산의 과도한 쏠림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지속 여부다. 적어도 글로벌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는 한 위험자산의 변동성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일시적 투자심리 변화의 영향을 제외하고, 하이일드채권의펀더멘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의 펀더멘털을 점검할 때 중요한 두 가지는 ‘부도율’과 ‘금리’다. 우선 부도율에서 큰 우려는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으나 일각에서는 미국 하이일드채권의 부도율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1.5%였던 부도율이 2%대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는 1998년 이후 장기 평균인 4.6%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될 정도로 낮다. 또한 올해 부도율 상승은 부도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데 따른 결과라기보다 일부 기업의 부도 탓이 크다.

 다음은 금리. 관심은 단연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와 가능성이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10월 FOMC에서 연준은 양적완화를 종료한다. 이 때부터 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이 과연 언제가 될지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다. 시장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내년 하반기 정도면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금리 인상은 채권 가격 하락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채권투자자에게 부담스러운 재료다. 물론 과거 금리인상 초기 국면을 보면 하이일드채권은 여타 채권들에 비해 수익률 방어력이 뛰어난 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자금 유입에 따른 고평가 부담에다 피로도가 쌓인 상태에서 하이일드채권 역시 금리인상의 파고를 뛰어 넘기는 녹록하지 않아 보인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투자 전략에도 다소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다.

 최근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시장의 불안은 추세적으로 이어지기보다 단기에 그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부도율이 낮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고, 미국 국채금리 상승세는 제한되는 등 펀더멘털상 이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을 바라본다면 금리인상 가능성과 수급 변동성을 염두에 두며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신규 투자자라면 투자에 신중할 것을 권한다. 기존 투자자라면 점진적 비중 축소계획을 세우되, 지금 당장 매도하는 것보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펀더멘털의 변화가 관찰되는 시점에서 행동에 나서는 것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글로벌 하이일드채권의 만기수익률이 6% 수준으로 높은 이자수익의 매력을 생각해 본다면 말이다.

1252호 (2014.09.08)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