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essay - 회계사? 컨설턴트!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최근 언론매체를 통해 이런 기사나 보도를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회계법인들이 주 업무인 회계감사를 넘어 컨설팅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무 서비스, 구조조정, 정보기술(IT) 등 신성장 동력으로 컨설팅 비중이 커지고 있다’…. 물론 맞는 얘기다.

단,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이는 최근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2년 기준으로 볼 때 국내회계법인의 매출 중 경영자문, 즉 컨설팅의 비율은 38.5%로 나타났다. 회계법인의 주 수입원인 회계감사(36.1%)와 세무 서비스(25.4%)에 비해 구성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과거를 돌아보자.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의 우리나라의 회계법인은 32개, 전체 매출은 2948억원이었다. 구성 비율을 보면 회계감사 55.3%, 세무조정 9.2%, 기업 진단 등 35.5%였다. 당시에도 기업 진단을 비롯한 컨설팅의 비중이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인 35.5%를 보였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세무 서비스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이런 추세는 2000년대 초반까지 유지됐다.

회계감사와 경영자문의 비중이 역전된 것은 1998년부터다.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경제 상황도 있었지만, 이후에도 컨설팅의 매출 비중이 40% 내외(1998년 49.5%, 2001년 48.6%, 2010년 39.9%)를 보일 정도로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회계법인의 업무 영역은 세무 자문, 기업 내 IT 인프라 구축, 경영진단, M&A 등으로 점차 확대되었다.

컨설팅 업무가 회계법인의 핵심 매출 분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이다. 금융당국이 회계산업을 경쟁력 있는 지식기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한 ‘회계제도 선진화’도 큰 역할을 했다. 정부의 노력과 함께 학계와 기업계, 회계 업계의 노력도 함께 어우러져 이뤄낸 결과다.

현재 회계시장 매출은 2조원대, 회계법인 숫자는 140개에 이른다. 1997년과 비교해 보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회계 업계에 몸 담고 있는 필자는 지난 10여년을 돌아보니 감개무량하다. 우리 회계산업이 국가 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이끌며, 세계 무대에서도 선진 회계강국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도약을 이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비약적인 발전의 배경은 뭘까. 우선 정부에서 국제회계기준(IFRS)과 국제감사기준 등 회계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조기에 도입해 적용해온 데 있다. 다음으로는 회계 업계에서 글로벌화를 추진하면서 규모 대형화, 업무 전문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기에 가능했다. 대형 회계법인은 고객사인 대기업의 요구에 맞춰 기업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자문, 원스톱 서비스를 개발해 왔고, 중소형 법인의 경우도 자체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특화된 업무 영역 개척과 전문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기업 경영이나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때 해당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회계사의 컨설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그런 이유로 후배 회계사들에게 “감사인으로만 머물지 말고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컨설턴트가 되라”고 조언한다. 컨설팅은 회계법인과 회계사가 전문성을 갖춘 영역으로, 경제·사회가 발전할수록 컨설팅 비즈니스의 앞날은 밝다고 생각한다. 그 중심에 컨설턴트인 회계사가 있다.

1251호 (2014.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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