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CEO essay - 新청년시대를 열자 

 

이강호 한국그런포스펌프 회장



최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 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이 끝났다. 브리티시오픈은 수많은 골프 대회를 대표한다는 뜻에서 ‘디오픈(The Open)’이라 불릴 정도로 전통과 권위를 인정 받는 대회다. 성경을 다른 말로 ‘The Book’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다.

매해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하는 디 오픈에서는 올해도 명장면이 많이 나왔다. 변덕스러운 바람과 깊은 러프, 곳곳에 도사린 항아리 모양의 벙커 때문에 디 오픈은 모든 골프 선수들에게 꿈의 대회인 동시에 가장 큰 도전의 장이다.

2009년 브리티시오픈의 준우승자인 톰 왓슨은 65세의 나이에 본선 진출에 성공해 역대 최고령 기록을 갱신하며 감동을 선사했다. 디 오픈을 5번이나 우승했던 노장 골퍼는 변덕스러운 코스 내내 온화한 미소와 함께 산책을 하듯 멋진 경기를 선사했으며, 본인의 나이에 근접한 67타로 경기를 마쳤다.

그가 아들 뻘인 같은 조 선수와 경기를 마치며 마지막 홀을 마무리 했을 때, 모든 갤러리는 기립 박수를 치며 명예로운 경기에 화답했다.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에도 현역 선수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며,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보여주는 노장에게 보내는 존경과 감탄이었다.

올 6월에 90세 생일을 맞은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생일 자축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그는 자신이 41대 미 대통령이란 뜻으로 41과 나이 90을 조합하여 ‘41@90 조지HW 부시’라고 적힌 옷을 입고 뛰어내렸다. 그는 75세, 80세, 85세 생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스카이다이빙을 했다.

CNN 여론조사 결과 생존하는 전 미국 대통령 중 최고령인 그에게 호감을 느끼는 미국인이 58%에 이른다. 현직이었을 당시 47%보다 높은 수치를 나타내며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노익장을 과시한 전 대통령의 용기 있는 도전은 미국인에게 젊고 열정 있는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 했을 것이다. 나는 톰 왓슨이나 조지 부시 대통령을 신‘ (新) 청년’이라고 부르고 싶다.

언젠가부터 한국에서 50대 중·후반은 은퇴를 시작하는 나이가 됐다. 그리고 은퇴 후에는 조용히 인생을 돌아보며 삶을 살아간다. 이게 맞을까? 서울에서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는 홍대나 청담동의 레스토랑이나 바에 가보면 역시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50~60세를 넘긴 사람구들은 으레 ‘우리가 가면 안 좋아할 수도 있다’며 점잖은 장소를 고집한다. 지금의 50~60대는 예전 30~40대 못지 않은 체력을 가졌을 만큼 건강하다. 그런데 한국 사회가 이들에게 뒷방 노인으로 살아가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스스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업무상 유럽 지역으로 자주 출장을 다닌다. 젊은 세대가 특히 많이 모이는 레스토랑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카페에선 전 세대 손님이 고루 어울려 즐긴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중한 옛 것은 없는지, 오래된 가치와 문화, 전통이 이어져 새로운 것과 함께 더욱 새롭게 발전할 수 없을지, 바뀐 시대에 걸맞은 신 청년에게 필요한 덕목이 무엇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가 아닌가 싶다. 열사의 사막에서 건설인으로, 샘플 가방을 들고 세계를 누비던 상사맨으로 열정을 불사르던 그 정신으로 다시 신 청년 시대를 열어 보자. 이 땅에서 경륜과 젊음이 한바탕 멋지게 어우러지게 신 청년이 먼저 뛰자.

1248호 (2014.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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