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테마로 본 1분기 최고의 펀드는 - 금·헬스케어·농산물펀드 돋보여 

연초 이후 수익률 10% 넘어 … 금펀드 장기 수익률은 마이너스 




미국·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1분기 여의도 증권가는 걱정이 가득했다. 1분기 3494개 펀드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2.6%에 그쳤다.

그렇지만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빼어난 수익률을 기록한 ‘진흙 속 진주’ 펀드는 여전히 존재한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테마별 펀드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1분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진주’는 금펀드였다. 연초 이후 3월 21일까지 누적수익률이 12.7%로 전체 테마별 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다.

금펀드가 승승장구 하는 상황은 기초자산인 금 실물 자산 가격 급등에 기인한다. 금펀드는 금 연동 파생상품이나 금 실물에 투자하는 등 유형이 다양하지만 모두 금값 등락에 비례한다. 연초 이후 금값은 연일 급등세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그램(g)당 금시세는 지난 연말 4만377원에서 3월 21일 현재 4만6493원으로 15.2%나 올랐다. 증시에 각종 우려가 불거지자 안전자산인 금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제조업이 부진하고 신흥국 증시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펀드별로 보면 블랙록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펀드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블랙록자산운용의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이 연초 후 18.2%의 수익률을 기록해 금펀드 중에서도 가장 수익률이 좋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1도 17.3%의 수익률로 블랙록의 뒤를 바짝 쫓았다.

IBK자산운용의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13.9%)·KB자산운용의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11.5%) 등 다른 금펀드도 수익률 10%를 상회했다.

금값 오르내림에 고스란히 따라 움직여

때문에 금펀드로 자금이 물밀 듯이 유입되는 분위기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10개 금펀드에 최근 1개월간 유입된 자금은 무려 44억원. 금값 상승세가 투자 심리를 부추기는 선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1분기 수익률은 좋지만, 장기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라는 사실을 주의해야 한다. 1분기 금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의 경우 3년 수익률이 -45.4%에 달한다. 신한BNPP골드증권투자신탁1이나 IBK골드마이닝증권자투자신탁 등 상위권펀드 역시 3년 수익률은 -37% ~ -40% 선이다.

수익률 편차가 큰 이유는 금펀드가 상대적으로 고위험 고수익 펀드기 때문. 손실이 났을 때 별도 안전장치가 없이 금 관련 기초자산의 하락세가 펀드가 하락으로 직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올 들어 20% 가까이 오른 금펀드도 금값이 하락세였던 지난해에는 1년 동안 -15% ~ -20% 손실을 기록하며 출렁였다.

전망도 엇갈린다. 곽현수 연구원은 “지금까지 금값이 크게 오른 것은 맞지만, 앞으로 금값이 추가 상승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 금펀드 수익률은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가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중장기적으로 중국·인도 경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최근 미국 금리가 2.6~2.75%선에서 큰 변화가 없어 단기적으로 금값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와 달리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인도 정부의 시중은행 금 수입 라이선스 추가 제공→결혼 시즌 성수기인 5월로 이어지는 호재가 지속적으로 있기 때문에 온스 당 금값이 (현재 1313달러에서) 14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봤다.

헬스케어펀드도 수익률이 둘째가라면 서럽다. 헬스케어펀드는 세계 각국의 제약·의료기기·건강식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헬스케어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0.6%로 테마펀드 중 금펀드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4.7%)와 해외 주식형 펀드(-6.4%)가 죽을 쑨 데 비하면 꽤 성과가 좋다.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로 헬스케어 관련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2020년까지 헬스케어 산업 규모를 8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다.미국 역시 일명 마케어(건강보험개혁)를 천명하며 의료보건산업 활성화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1월 헬스케어를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헬스케어펀드가 주목 받고 있다.

가장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미국의 바이오주·제약주에 주로 투자하는 프랭클린탬템플턴투신운용의 프랭클린미국바이오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이 17.8%로 가장 좋다.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이 15.6%로 뒤를 잇는다. 한화글로벌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10.4%)도 10%를 상회했고, 설정액 218억원으로 국내 단일 헬스케어 펀드 기준 최대 규모인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도 수익률(9.8%)이 나쁘지 않다.

금펀드와 달리 장기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한화글로벌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의 3년 수익률은 83.3%나 된다. 동부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1도 26.3%의 3년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김영조 현대증권 상품전략부 차장은 “바이오·제약·의료기기 시장 확대로 관련 펀드가 급등했다. 중장기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어 헬스케어 펀드의 기초자산인 헬스케어 종목 주가 전망은 나쁘지 않다. 다만 최근 과도하게 수익률이 급등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시점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농산물펀드는 운용사 따라 수익률 엇갈려

농산물펀드 수익률도 줄줄이 10%대를 초과 달성했다.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1이 연초 후 15.7%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우리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투자신탁, 신한BNPP포커스농산물증권자투자신탁1, 산은짐로저스애그덱스증권투자신탁1도 같은 기간 모두 14% 안팎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북미에서는 한파, 남미에서는 폭염·가뭄이 발생하는 등 기상이변 확산으로 농산물 수요가 늘었다. 이상기후는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농산물 펀드의 향후 방향성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재 옥수수 가격이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옥수수 관련 상품 투자 비중이 높은 펀드는 투자가치가 있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농산물펀드라고 모두 수익률이 좋은 건 아니다. 대부분의 농산물펀드가 10%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도이치자산운용의 도이DWS에그리비즈니스증권자투자신탁은 유일하게 2%대 수익률에 그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양적완화, 테이퍼링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채권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것을 의미한다. 테이퍼링은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조치를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일컫는다.




1231호 (2014.04.0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